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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후기

MEETING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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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비와 호수 데이트 후기(2월 13일~16일) 2026-03-09

1월 19일 데이트 이후 01/23 - 02/09 장기 해외 출장이 있어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습니다. 이전에도 출장으로 만나지 못한 적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오래 만나지 못한 것은 서로에게 처음이었습니다. 여태까지는 싱가포르 정도까지의 시차 비슷하고 가까운 장소로 출장 다녀서 비슷한 시간대에 소통 되다보니 여친도 안심했는데, 이번 미국 출장은 서로의 시간이 반대가 되어 연락이 안 될까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시간대가 다른 점이 오히려 저에게는 연락하기 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업무 마칠 때 일본은 아침이 되어 아침 연락을 할 수 있고, 잘 시간에 일본은 점심시간이 되고, 제가 일어나면 일본에서 여친은 잘 시간 즈음이 되어 자주 연락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한국에 있으면 아침은 출근시간, 점심은 운동시간, 저녁은 퇴근시간으로 오히려 출장 때보다 영상통화할 시간이 더 적었습니다. 지구 정 반대에 서로 떨어져 있어도 짧은 시간이라도 영상통화 가능하고,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자주 그리고 오래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여친이 더 안심했습니다. 서로 만나고 장기 출장을 처음 갈 때는 연락이 아예 안 될까 많이 걱정해서 제 미래에 대해 많이 반대했었는데, 장기간 떨어져 있어도 연락이 자주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제 미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저도 감사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한국에서 연애가 시작부터 안 되었던 이유가 이 '장기간의 물리적 부재'였는데, 이를 존중해주고 매일 영상통화로도 기뻐하는 여성은 저에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처럼 일본 여성에게는 '남친과 매일 소통할 수 있다'는게 서로 가까워진 이후에는 반드시 물리적이어야만 하지 않고, 이것만으로도 큰 호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게 저로서는 현재 직업의 특성상 대단히 다행이었습니다. 물론 진중교제 전에는 자주 직접 만나는게 대단히 중요하지만, 진중교제 후에도 '떨어져 있어도 항상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여친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면 물리적 거리는 처리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13일 밤 여친 퇴근한 후 만났을 때는 14일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그동안 준비했던 푸짐한 선물을 서로에게 교환하고, 그동안 제가 전부 사 준 것의 답례로 발렌타인 데이의 의미로 오사카 안의 고급 두부요리 식당에서 여친이 저녁을 사주어 맛있는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저하고 데이트할 때는 1000-3000엔 정도의 '저렴한' 식당만 찾아서 다녔는데 의미 있는 날에는 제대로 사주는 여친을 보고 그동안 제가 전부 사는 것을 의식해서 그런 레스토랑만 다녔다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음식에 두부가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천천히 달아오르는 나베 안의 두부를 한층 한층 발라내 먹는 방식이 신기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레스토랑 권할 때 '모든 코스에 두부가 있어도 괜찮냐'고 저에게 물어봤는데, 제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잘 먹는 것을 보고 여친이 신기해하고 더 안심하는 듯했습니다. 여친 덕분에 여행의 일부로 다양한 일본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즐겁고, 반대로 여친은 저라는 외국인이 자기 나라 음식에 거부감 없이 잘 먹는 것에 큰 안심과 호감을 느끼는 건,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한국 음식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우리의 감정하고 비슷하지 않을까요? 여담이지만 '식당(しょくどう,食堂)'이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급식 먹는 장소' 즈음의 뉘앙스로 받아들이고, '레스토랑(レストラン)'이라고 말해야 '외식하는 장소'로 이해한다고 합니다.

14일 아침에는 웨딩사진 전 의복 결정(衣装合わせ)이 이전에 예약되어 웨딩 스튜디오에 들렸습니다. 상담할 때도 그랬고 계약할 때도 그랬지만 드레스 착용할 때 사진 촬영에 제약이 없다는게 대단히 다행이었습니다. 덕분에 드레스를 정할 때 기억에만 의존하기보다 사진을 참고하면서 서로에게 맞는 의상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 기모노와 턱시도는 역시 착용도 결정도 아주 빨리 끝났지만 여성 드레스는 고르는 것에도 입는 것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지금은 간단히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웨딩 사진 촬영이나 결혼식 전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궁금했습니다.

스튜디오 주위의 라면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 먹고,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계획할 때 가려고 했던 곳 대신 고베 산노미야 주위에서 약간은 즉흥적으로 시간 보내기로 했습니다. 작년 12월 이후 오랜만에 들리는 산노미야다 보니 지나가는 풍경 속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나름 즐거운 데이트 시간이 되었습니다.


산노미야 상점가 아케이드에서 여친도 '오빠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남친이 생기면 가 보고 싶은 장소가 있었다'고 즉흥적으로 인생네컷 비슷한 스튜디오에 들렸습니다. 다분히 10~20대 소녀 감성의 이펙트로 가득한 사진에 이미 30살 이상 드신 둘에게는 많이 쑥스러웠지만 인생네컷 같은 한국 스튜디오하는 다른 분위기에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다만 더 많은 사진을 다운 받거나 인쇄하기 위해서는 요금제를 요구하는 등 역시 일본식 '냉정함'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는 이런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고베에만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니 많이 가까워진 후로는 데이트 중에 들리시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잠시의 쑥스러움을 넘기면 오래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겠지요.



그리고 이번 만남의 두번째 주된 일정으로 여친 온 가족과 같이 저녁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여친은 제 가족과 식사를 같이 했는데 저는 반대로 여친의 가족과 식사 같이하지 않았고, 제가 '일본의 직장인이 퇴근하고 평범하게 먹는 식사'를 먹고 싶다고 이전에 말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저하고 그리고 여친 어머니하고 고민하고, 당일에도 어머니께서는 오후부터 장보고 요리했다고 하니 오히려 제가 미안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집에 들릴 때 화장지 세트를 사니 여친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반대했는데, 그 의미를 알려주니 신기하고 부모님도 좋아하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부모님도 처음 받을 때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니 드리기 전에 설명 필요하겠다고 했습니다.

식사하면서 그동안 여행 중의 분위기에서는 안 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여친의 집을 통해 일본 평범한 가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이 짧은 순간을 위해 몇 달을 집을 정리하고 청소했다고 하니, 여친이 제 집 들릴 때 그만큼 준비하지 않았던 제가 다시 미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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